말할 수 없었던 감정은 어떻게 괴물이 되는가? — 《극장판 모노노케 제3장: 뱀의 저주》 성격유형 분석

화려한 궁궐 안에서 거대한 뱀의 모습을 한 모노노케와 마주한 약장수 일러스트

모노노케의 출현

✦ 사치코의 아들, 궁중의 후계자

한 아이에 겹친 두 기대

사치코의 기대
아들을 낳으면 부부 관계도 달라지리라 기대했어
궁중의 기대
남자 후계자의 탄생을 오랫동안 기다렸어

사치코는 기다리던 아들을 낳으면 남편과의 관계도 달라질 거라 기대했어. 하지만 아이는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나고, 사치코가 품었던 희망도 함께 무너져.

이 아이는 한 어머니가 기다려 온 자식인 동시에, 궁중이 오랫동안 기다린 후계자이기도 했어. 《극장판 모노노케 제3장: 뱀의 저주》는 이 비극을 출발점으로, 말하지 못한 감정과 원한이 기이한 사건과 어떻게 얽히는지 흥미롭게 보여줘.

이건 알고 가자

오오쿠(大奥)는 궁궐 안에서 여성들이 생활하는 별도의 공간이자, 그곳에서 운영되는 조직을 뜻해. 《모노노케》에서는 단순한 궁궐의 방이나 건물이 아니라, 여성들의 생활과 지위, 권력이 복잡하게 얽힌 폐쇄적인 사회야.

일본 역사에서 오오쿠는 에도 시대 쇼군의 정실부인과 측실, 시녀들이 생활하던 에도성 내부의 여성 거처를 의미해.

그런데 《극장판 모노노케 제3장: 뱀의 저주》는 역사적 오오쿠를 그대로 재현하는 작품은 아니야. 작품 속에서는 천자(天子)의 후계자를 낳는 것이 주 목적이고, 이를 위해 여성들이 모인 공간이야.

동시에 독자적인 규칙과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조직으로 그려져 있어.

이 작품은 오오쿠를 배경으로 한 극장판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야. 앞서 발생한 사건들 뒤에 평온이 돌아온 듯하지만, 약장수는 뭔가 끝나지 않았다는 기척을 느껴.

땅이 흔들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삼각형 비늘이 떨어지더니, 사람들의 몸이 뒤틀리고 짓눌리는 기괴한 죽음이 이어졌으니까. 마침내 거대한 뱀의 모습을 한 모노노케가 나타나지. 약장수는 퇴마의 검을 지녔지만, 무작정 칼을 뽑을 수는 없어.

그 존재가 무엇인지, 그리고 나타난 이유는 뭔지를 밝혀야 해.

혹시 전작을 보지 않았다면, '약장수'가 뭔가 싶을 거야. 《모노노케》의 약장수(薬売り)는 약을 팔러 다니는 사람의 모습을 한 정체불명의 퇴마사 캐릭터야.

작품의 주인공으로, 인간의 감정과 원한에서 비롯된 괴이인 ‘모노노케’를 퇴치하는 인물이지.

〈극장판 모노노케 제3장 공식 예고편이야〉
* TWIN ENGINE 공식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야.

사치코의 사정

✦ 사치코, ISFJ 2w1

책임을 다해 관계를 회복하려 함

회복의 방식
역할을 다해 남편의 마음을 얻으려 해
거부의 순간
다른 아기를 자기 아들로 삼지 않아

사치코는 천자의 정실(본처)이야. 겉으로 보면 오오쿠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지만, 남편과의 관계는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아. 그녀는 아들을 낳으면 부부 사이에도 정이 생기고, 자신이 남편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아이는 천자의 뒤를 이을 후계자이고, 사치코에게는 공허한 결혼을 바꿀 수 있는 길처럼 보였던 거야. 천자 역시 자신의 역할과 지위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마음을 닫은 인물로 등장해.

관계를 바꾸려는 사치코의 기대는 상대가 감정적으로 응답하지 않는 상황에서 출발하는 거지.

사치코가 바라는 건 단순히 정실로서의 지위를 굳히는 일이 아니야. 남편의 마음을 얻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이지.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관계를 고치는 일은 두 사람 모두의 몫인데, 사치코는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 관계도 달라지리라 기대해.

내가 사치코를 ISFJ 2w1로 해석하는 근거도 이 선택에 있어. 그녀는 상대방에게 뭔가를 요구하기보다는 자신이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하는 쪽에서 회복의 길을 찾으려 해.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책임감과 결합해서, '내가 상대방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면' 관계도 나아지리라 기대하는 거지.

아이를 잃은 뒤에도 오오쿠의 질서는 계속된다

✦ 도키와이, 보호와 통제

사치코를 위한다는 이유로 벌어지는 갈등

보호
사치코를 지키고 오오쿠에서 가볍게 대우받는 현실을 바꾸고 싶어 해
통제
사치코의 삶을 대신 결정하려 해 — 지위 유지 방안을 강요해

사치코가 낳은 아들은 죽었지만, 궁중은 이미 남자 후계자가 태어났다고 발표해. 그래서 다른 아기를 사치코의 아들인 것처럼 내세우고, 사치코에게도 그 아이를 자신의 자식으로 받아들이라고 하지.

도키와이는 이를 통해 사치코가 차기 통치자의 어머니라는 지위를 유지할 수 있고, 궁중에서 큰 권한까지 얻을 수 있다고 설득해. 하지만 사치코는 아이가 자신이 낳은 아들이 아니라고 밝히고, 친어머니에게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하지.

이 장면에서 사치코는 오오쿠의 규칙에 무조건 순응하는 인물이 아니야. 그녀는 정실의 역할을 다해 남편의 사랑을 얻으려 했지만, 그 지위를 지키기 위해 다른 여인의 아이를 자기 아들로 삼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아.

관계를 회복하려고 책임을 다하는 태도와,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부당한 일을 강요하고 거짓말을 하는 행동을 거부하는 모습. 전형적인 ISFJ 2w1이 아닐까 생각해.

도키와이도 단순히 권력을 탐내는 인물은 아니야. 그녀는 오랫동안 사치코를 돌봤고, 사치코가 오오쿠에서 가볍게 대우받는 현실을 바꾸고 싶어 해.

다만 도키와이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사치코의 지위를 되찾아 주는 것이지, 사치코가 아이를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야. 두 사람의 갈등은 애정의 유무보다, 사치코를 위한다는 이유로 사치코의 삶을 결정하려 하는 도키와의 태도에서 생겨나.

약장수: INTJ 5w6

✦ 약장수, INTJ 5w6

단서를 대조하는 조사 방식

5번의 탐구
단서를 대조하고 확인되지 않은 설명을 곧바로 받아들이지 않아
6번의 신중함
오래된 신앙도 사실이라 단정하지 않고 현상과 대조해

약장수의 INTJ 5w6 성향은 냉정한 표정이나 신비로운 분위기에서도 느껴지지만, 자신이 모르는 현상의 원리를 끝까지 파헤치는 태도에서 드러나.

땅이 흔들리고 삼각형 비늘이 떨어지며 사람들이 기괴하게 죽어 가는데도, 그는 단순히 괴물이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아. 오오쿠 사람들의 신앙과 관련 의식에 관해 묻고, 주변에서 발견되는 각종 단서들에 대해서 세세하게 알아보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오랫동안 이어 온 신앙의 일부일 뿐인 것들이, 약장수에게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인 거야.

여기서 에니어그램 5번의 탐구 성향을 읽을 수 있어. 약장수는 뱀이 물의 여신의 화신이라는 설명을 듣고도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아.

물의 여신이 누구인지, 오오쿠 사람들은 왜 뱀을 숭배하며 물을 나누어 마시는 의식을 이어 가는지 질문을 거듭하지. 자신이 모르는 대상을 파악하고, 여러 단서를 연결해 납득할 만한 설명에 도달하려는 태도는 5번의 지식 욕구와 맞닿아 있어.

여기에 6번 날개의 신중함도 드러나. 오랫동안 믿어 온 신앙이라고 해서 사실이라고 단정하지 않고, 실제로 벌어진 현상과 대조하며 설명의 신뢰성을 확인하거든.

INTJ라는 해석 역시 개별 사건을 따로 떼어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배경에 있는 질서와 원인을 찾아 하나의 구조로 이해하려는 접근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어.

뱀신의 출현은 사치코의 슬픔이 반영된 걸까? 그리고 약장수는 모노노케의 비밀을 밝히고 퇴치할 수 있을까? 아직 이 작품을 시청하지 않았다면, 꼭 한 번 감상해보길 바랄게.

〈뱀의 모습을 한 모노노케가 등장하는 장면이야〉
* Netflix Anime 공식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야.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칠게.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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